(글 사진 출처-https://biblia.co.il/%ec%84%b8%eb%a6%ac/)
로마시대 세금, 세리, 데나리온
로마에서 파견된 총독이 하는 주요한 일중의 하나는 세금을 징수하는 일이었습니다. 로마 황제는 땅과 거래되는 상품, 그리고 사고 파는 음식과 유산으로 증여받는 유산, 모든 일체의 상업과 금융관련 일들과 상품에 세금을 매겼고, 심지어 로마 제국 안에서 사람들이 오갈 때 내는 통행세도 거두어 들였습니다. 이렇게 거두어 들인 세금으로 중앙과 지방 재정, 그리고 로마 군대들을 유지하고, 도로 건설과 유지 및 많은 사업에 사용하였습니다. 그러니까 로마의 찬란한 문명 뒤에는 그것을 떠받쳤던 사람들의 땀과 피가 있었던 것이지요.
로마에서 파견된 총독이 세금을 거두어 들일 때에는 직접 로마에서 파견된 관리가 일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지역의 실정을 잘 알고 있는 지역 주민들과 세금 징수에 대한 계약을 맺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퍼블리카누스(Publicanus)라고 부릅니다. 예수님 당시의 유대아(Judea) 지방은 시리아 주에 속해 있었고, 시리아 주에 속해 있는 모든 사람들은 자기가 벌어들이 소득의 1%를 매년마다 정기적으로 세금으로 내야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여기에다가 수입, 수출세가 부과되었고, 농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곡물을 수확한 후 총량의 10%, 포도주나, 과일, 올리브 기름의 경우에는 총 생산량의 20%를 세금으로 더 내야했습니다. 상업에 종하며 물건을 판매하는 사람도 물건 판매량에 따라 소득세를 달리 냈고,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재산에 내는 재산세를 포함하여 긴급 편성되는 각종 세금들이 허다했습니다. 이것들을 파악하고 거두어 들일 세금의 총액을 계산해 내는 사람이 퍼블리카누스(세리장)입니다.
물론, 퍼블리카누스가 직접 세금을 거두어 들이는 것이 법리적으로는 맞지만, 세금 고지서를 발급하고 은행에다가 세금을 내거나, 인터넷 자동이체를 하는 오늘날과는 달리 일일이 돌아다니면서 다 거두어 들이기에는 해야할 일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래서 퍼블리카누스는 세금을 거두어 들이는 권리를 다시 하도급을 주었지요.
하도급을 따내는 사람들은 내가 얼마 만큼의 세금을 거두어서 퍼블리카누스에게 주겠노라 입찰을 거치게 되는데, 가장 높은 금액을 써 내는 사람들에게 세금 징수권이 돌아갈 것은 뻔한 이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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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서 여리고의 삭개오의 경우에는 퍼블리카누스입니다. 삭개오는 여리고 지역 어디에 누가 사는지, 그 집의 형편이 어떤지, 어떤 산업에 종사하고, 그 수입이 어떤지를 모두 파악하고 있어야합니다. 그래야 여리고에서 징수할 예상 세금 총액을 계산할 수 있을테니까요. 이렇게 세금 총액이 계산되면 로마 총독과 계약을 맺습니다. 얼마의 세금을 언제까지 거두어 들일지를 정하는 거지요. 그러나 삭개오가 직접 세금을 거두러 다니는 것이 아니지요. 삭개오가 거두어들일 세금 총액을 제시하고 입찰을 공고하면, 지역의 사람들 가운데에서 삭개오에게 자기는 여리고의 사람들로부터 얼마를 거두어 들이겠노라고 자기들이 거두어 들일 수 있는 세금 징수액을 써 냅니다. 삭개오가 로마에 보낼 돈이 100원이라고 한다면, 삭개오의 입장에서는 그 보다 많은 돈을 거두어 들이는 것이 더 좋습니다. 세금을 내는 입장에서는 싫겠지만, 초과해서 받은 만큼이 자기 주머니는 더 두툼해 질거니까요. 당연히 이런 삭개오의 마음을 아는 입찰자는 100원 보다 많은 돈을 써 내겠지요. 이렇게 입찰에 성공한 사람들을 통칭하여서 신약 성경에서는 “세리” (τελῶναι) 라고 합니다. 그리고 퍼블리카누스를 “세리장” (ἀρχιτελώνης) 이라고 번역해 놓았습니다.
세리들은 세리장을 위해서 자원봉사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본인들도 그곳에서 무언가를 더 남겨 자기들의 몫을 챙겨야했습니다. 그러니, 입찰가를 115원을 써냈다손 치더라도, 실제 징수하는 총액은 그보다 더 많을 수 밖에 없겠지요. 결국 세금을 내야하는 사람들만 그 부담이 더 커지는 겁니다. 그러니 누가 세리들을 좋아할까요?
성경에서는 삭개오가 퍼블리카누스였고, 그 외에 일반적으로 말하는 세리들은 하도급을 따낸 세금 징수 대행원들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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