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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삭을 제물로 바치는 아브라함 (이탈리아 피렌체 세례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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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넬레스키 <이삭을 제물로 바치는 아브라함>, 1401년, 피렌체 세례당 문을 위한 공모작

 

기베르티 <이삭을 제물로 바치는 아브라함>, 1401년, 피렌체 세례당 문을 위한 공모작

 

피렌체 세례당 문을 위한 부조 공모


이탈리아 피렌체 대성당의 세례당엔 현재 3개의 청동문이 있습니다. 1401년 교회에서는 그 중 한 문의 작가선정을 위해 공모를 했습니다. 청동문의 부조는 성경의 여러 주제로 구성되어 있는데 공모에서는 아브라함이 이삭을 제물로 바치는 주제를 내도록 하였습니다. 그 중 기베르티(Ghiberti, 1416-1696) 와 브루넬레스키(Brunelleschi, 1377-1446)가 낸 두 작품을 봅시다. 여러분은 어느 작품을 선정하겠습니까. 안정감을 중요시하는 사람은 기베르티 것을, 현장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브루넬레스키 것을 선호할 것입니다. 당선은 기베르티 것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선정의 기준엔 단순히 미감만 작용한 것이 아니라 기술적인 면도 작용하였습니다. 기베르티의 것은 하나의 부조에 이삭부분만 따로 붙인 것인데 브루넬레스키 것은 7개의 부분으로 주물하여 붙이게 되어 있습니다. 브루넬레스키 것은 한 부분이 잘못되면 그것만 주물을 따로 떠서 붙이면 되는 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만약 그의 것을 선정하였다면 주물값이 더 들고, 시간도 더 들었을 것입니다. 심사위원들은 기베르티의 더 발달된 주물기법을 높이 산 것입니다. 그러나 한편 현대의 학자들은 또 다른 측면에서 두 작가를 평가합니다. 기베르티는 이삭의 묘사에 고전적인 방법을 구사했지만, 아브라함이 이삭을 죽이려는 긴박한 장면의 표현으로는 브루넬레스키의 표현이 더 현장감 있다고 말입니다. 또한 공간 사용의 문제에서도 기베르티는 반원형과 사각의 모서리로 구성된 외곽의 틀에서 한 가운데의 면적만 이용했지만 브루넬레스키는 반원형이 이루는 공간을 모두 이용함으로써 확장된 공간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실제로 두 작가의 이후 활동을 보면 근본적인 지향점이 매우 달랐음을 알 수 있습니다. 기베르티는 이 공모를 계기로 주문을 가장 많이 받는 조각가가 되었지만 조형상에서는 르네상스적이기 보다 후기 고딕의 장식성을 띄었습니다. 반면 브루넬레스키는 이후 조각보다는 건축에 주력하면서 피렌체 대성당의 둥근 지붕을 비롯한 르네상스 건축의 새로운 공간 개념을 실현시킨 것입니다. 15세기 당시의 기준과 현대에서 평가하는 르네상스는 서로 다르다는 점을 알 수 있는 예입니다    (출처-  블로그 > Misa's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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