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라클레스 (1875년 프랑스 5프랑 은화) (출처- http://blog.naver.com/liebemilch)
100년의 시간을 초월하며 동일한 도안을 간직한 두개의 은화에서 우리의 눈길을 끄는 것은 동일함 외에도 두 여인 사이에 있는 존재이다. 우선 근대 주화에 나타난 도안을 기준으로보면 세 인물의 주위로 '자유, 평등, 박애'란 프랑스 혁명의 모토가 적혀 있다. 그리고 그 아래로 왼쪽의 여인은 자코뱅 모자가 얹어진 자유의 나무를 들고 있고, 오른 쪽 젖가슴을 드러내고 있다. 젖가슴을 드러낸 여성의 모습은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에도 나오는 모티브로 풍요와 다산을 나타내는 여신의 상징이며, 이러한 여신의 대표격이 바로 호루스에게 젖을 먹이는 모습의 '이시스'이다. 한편 오른 쪽의 여인은 '컴퍼스'를 가지고 있다. 처음에는 당연히 '평등'을 나타내는 천칭 저울이라 생각했는데, 분명 건축을 하거나 도형을 그리는데 사용하는 컴퍼스이다. 이는 만물의 창조자로서의 신을 나타내는 상징이다. 그리고 가운데 인물은 그리스 신화 속의 헤라클레스이다. 가운데 인물이 헤라클레스라는 단서는 그가 뒤집어 쓰고 있는 사자 가죽을 통해 알 수 있다. 고대의 조각상이나 그림에서 헤라클레스는 사자가죽을 뒤집어 쓰고 방망이를 든 모습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럼 왜 헤라큘fp스가 프랑스 주화에 나타나는 것일까? 한가지 추측할 수 있는 사실은 헤라클레스가 북유럽 신들 중에서 '토르'와 동일시 된다는 것이다. 토르는 검이나 창을 갖춘 적도 없고, 보단과는 달리 말에 올라탄 적도 없다. 그는 걸어서 적들에게 다가가고 영리하게 거인을 죽인 신이다. 이는 석기시대의 흔적이며 그런 만큼 토르라는 존재는 북유럽의 신들 중 가장 오랜 기원을 가지는 신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때문에 최고의 신인 '오딘'보다도 또는 언젠가 생명의 빛으로 도래하여 세상을 구원할 '발데르'보다도 대중으로 부터 사랑을 받는 존재이다. 고대 게르만인들의 T자 모양의 목걸이는 바로 토르를 상징하는 것이며, 이로 인해 이 위에 막대가 하나 더 얹어진 십자가에 대한 게르만인들의 거부감도 많이 수그러 들 수 있었고 한다. 스칸디나비아에서는 토르를 '세계의 방어자'라고 부른다. 기록으로 남아 있는 거의 모든 원시 사냥 신화에는 괴물을 죽이는 존재가 나오는데, 토르가 바로 그런 존재에 해당한다. 그리스의 헤라클레스도 이러한 원시적인 영웅 유형에 속한다. 당연히 토르가 헤라클레스와 같이 모험을 통해 괴물을 물리치고, 가죽옷을 걸친 모습으로 몽둥이를 무기로 사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갈리아-로마 (갈로로만) 시대에 들어오면 토르는 헤라클레스 보다는 유피테르와 동일시 된다. 때문에 라틴 세계에서의 유피테르의 날은 게르만 인들에게 토르 (Thor)의 날 즉, Thursday가 되었다. 또한 유피테르와 그의 행성인 목성 (Jupiter)을 정의와 법의 원칙과 연결시켜 생각할 수 있다. 스칸디나비아 의회는 일반적으로 목요일, 즉 토르의 날에 열렸다. 질서를 유지하는 사회봉은 지금도 토르의 망치이다. 그런 관점에서본다면 위 은화 속 헤라클레스에 대한 의문도 조금 풀리지 않을까 싶다. 사실 그 헤라클레스는 토르이면서 유피테르이고, 정의와 법의 수호자인 셈이다.
1875년 프랑스 5프랑 은화
헤라클레스 (1978년 프랑스 50프랑 은화) (출처- http://blog.naver.com/liebemilch)
1978년 프랑스 50프랑 은화
<포세이돈>
포세이돈 (고대 그리스)
포세이돈 (고대 그리스) (출처- http://blog.naver.com/liebemilch)
비록 앞면과 마찬가지로 뒷면도 마모가 심하기는 하지만 삼지창이라는 것은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분명히 나타나 있다. 그리스 신화와 그림 조상들을 통해 포세이돈을 접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의 손에 들려 있는 삼지창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포세이돈은 하데스, 제우스와 함께 크로노스의 세 아들 중 하나이다. 이들은 헬라스인들ㄹ의 연속적인 세번의 침략이 창조해낸 인물들로 이 세번의 침략은 각각 이오니아, 아이올리스 그리고 아카이아 (하데스, 포세이돈, 제우스)에 의한 것이었다. 바다의 주인 포세이돈에게는 말과 전차를 제물로 바쳐졌고, 포세이돈 자신은 말과 전차를 타고다녔으며, '말의'라는 수식어를 가졌다. 종종 데메테르 역시 말머리를 한 여신으로 나타나는데, 우리에게 익숙하게는 그녀는 하데스의 부인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포세이돈의 부인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그것은 하데스와 포세이돈이 비록 지옥과 바다로 서로의 영역을 나누고 있음에도 사실상 지옥의 (하계의) 신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신이라는 것을 암시한다(경우에 따라 그녀는 제우스의 아내로 등장하기도 한다). 또한 그에게는 "땅의 진동자", "땅을 쥐고 있는 자"라는 별칭이 따라다니기도 했다. 그의 옛 이름 포세다 Poseda는 즉, 땅의 주인이었다. 한편 말뿐만이 아니라 포세이돈은 황소의 형상을 하였고, 그에게는 황소, 멧돼지, 양 그리고 말과 마구 전체를 제물로 바쳤다. 여기서 우리는 크레타와 관련된 비극적인 신화를 접할 수 있는데, 이는 크레타의 왕이 자신에게 제물로 바치라고 내준 포세이돈의 황소를 욕심에 눈이 멀어 가로채면서 발생하는 황소머리의 인간 '미노타우르스'의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이와 더불어 주목할 만한 사실은 그가 황소로 형상화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고대 인도의 신 중에 황소로 형상화 되는 남신으로는 '시바'신을 꼽을 수 있다. 그리고 그의 상징물 역시 포세이돈과 마찬가지로 삼지창이다.
<이집트 오시리스>
1976년 이집트-오시리스 주화
오시리스 (1976년 이집트-오시리스 주화) (출처- http://blog.naver.com/liebemilch)
사진의 주화는 마치 이집트 벽화를 옮겨 놓은 듯한 문양이 새겨져 있다. 밀로 보아 아마도 주화 속 인물은 고대 이집트의 최고신인 ‘오시리스’일 것이다. 오시리스는 밀로 상징되는 초록색의 곡물 신이고 언제나 그를 나타내는 조상에는 양손에 갈고리와 도리깨가 쥐어져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의 약자인 FAO.란 글자가 함께 새겨진 것 역시 그것을 뒷받침해준다. (밀은 FAO.의 심벌이기도하다) 신화에 따르면 오시리스는 그를 시기한 동생 세트에 의해 살해되어 몸이 갈기갈기 찢겨졌다. 그의 아내 이시스가 이 몸 조각을 모아 신비한 방법으로 부활 시켜 저승의 왕이 되는데, 이 때문에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것과 달리 태양신 ‘라’ 보다는 ‘오시리스’를 더욱 숭배했다고 한다. ‘라’ 숭배는 일부 이집트 왕조에서 강요되었던 것이지만 일반 백성들은 여전히 ‘라’보다는 오시리스를 더욱 숭배했던 것이다. 어떤 사회에서 오시리스와 같은 곡물신이 등장했다는 것은 비로소 문명이 안정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농경은 인류에게 잉여 산물을 제공하고 그로 인해 먹거리를 찾아 헤매는데서 자유로워진 인류는 여가 시간을 통해 문명을 꽃피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즉 이 시기는 인류에 의한 사회의 이성적 통제가 가능해진 것이다. 신화속 인물 '헤르메스'가 저술했다고 알려져 있는 고대 이집트인들의 지혜가 담긴 '헤르메티카'를 보더라도 오시리스는 이시스와 함께 지구를 아름답게 치장하고, 인류에게 종교를 가져와 상호 살육의 야만상태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묘사되어 있다. 비록 그리스의 신이기는 해도 이와 같은 오시리스의 대척점에 놓인 신을 꼽으라면 디오니소스가 있을 것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포도나무와 포도주의 신인 디오니소스는 폭발할 듯 강렬한 야성을 상징한다. 때문에 디오니소스의 축제는 혼음이 난무하고 춤과 노래에 빠져들었던 것이다. 이와 같은 공통점과 차이점은 오시리스와 디오니소스의 신화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오시리스가 동생 세트에게 살해당해 몸이 갈기갈기 찢겼듯이 디오니소스도 티탄족에 의해 온몸이 갈기갈기 찢기는 수모를 당한다. 그것은 둘 모두 죽음과 부활을 반복하는 밀과 포도나무의 식물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포도나무와 포도주의 신인 디오니소스가 성적으로 매우 왕성하며 풍요로운 삶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신이라면 밀의 신인 오시리스는 거세된 존재이다. 그의 부인인 이시스가 갈기갈기 찢긴 몸의 조각을 주워 모와 부활을 시키는 과정에서 오시리스의 성기만은 끝내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헤파이스토스, 불칸>
헤파이스토스(불칸, 이탈리아 50리라) (출처- http://blog.naver.com/liebemilch)
첫번째 사진을 보면 벌거벗은 남자가 쇠덩이 위에서 힘차게 망치질을 하고 있다. 당연히 실제 인물을 벌거벗은 모습으로 묘사했을 리는 없고, 신화속 인물을 찾자면 대장장이의 신 '불카누스' 또는 (그리스의) '헤파이토스'를 꼽을 수 있다. 그는 흥미롭게도 신이면서도 몸에 장애를 가지고 있는 신이다. 그가 절름발이가 된 사연에는 태어나면서 부터 절름발이였다는 이야기와 원래는 건강한 육체를 지녔으나 헤라와 제우스의 싸움에서 그가 제우스의 편을 드는 바람에, 화가난 헤라가 다리를 잡아 땅으로 내던져서 절름발이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존재한다. 신화적으로 볼 때 후자의 경우에 더 무게를 실을 수 있는데, 아직 여신이 하늘의 주인이던 보다 오래된 신화에서는 절름발이 신이 그녀의 남편으로 등장하며, 다툼 끝에 부인인 하늘의 여신이 남편의 발 뒤꿈치를 잡아 땅으로 내던졌다고 전해진다. 이것은 일종의 하늘에서 비가 내리는 자연현상에 대한 신화이다. 둘의 싸움으로 하늘에서는 천둥과 번개가 치고, 남편이 지상으로 떨어져 불구가 된 후에는 이에 대한 죄책감과 슬픔으로 비가내린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본다면 헤파이토스는 원래 제우스의 아들이 아니라 헤라의 남편이었다고 볼 수있다. 그것은 그가 불을 다르고 금속과 무구를 만들어 내는 지하세계의 신이라는 점을 통해서도 뒷받침 된다. 여신이 하늘의 지배자였던 오랜 옛날에는 그녀의 남편이 자하세계의 신이었으며, 헤파이토스와 같이 불과 금속을 다루는 존재였다. 또한 대장장이 자체가 고대세계에서는 '샤먼'과 동일시 되기도 했다. 야쿠트인의 격언에는 "대장장이와 샤먼은 같은 둥지의 출신이다."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실제로 바위에 박힌 아서왕의 엑스칼레버를 지키던 멀린도 일종의 '샤먼'이었으며, 바위에서 철로된 검을 뽑아낸다는 이야기 역시 대장장이가 돌에서 철을 뽑아내어 검을 만드는 이야기의 변형이라는 견해가 있다. 실제로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의 절름발이 아들로 전락해버린 대장장이 신의 흔적이 이란 지역에서는 보다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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