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론의 수선화
샤론의 수선화 (출처-http://biblia.co.il/%ec%83%a4%eb%a1%a0%ec%9d%98-%ec%88%98%ec%84%a0%ed%99%94-%d7%97%d7%91%d7%a6%d7%9c%d7%aa-%d7%94%d7%a9%d7%a8%d7%95%d7%9f-%ea%b7%b8%eb%a6%ac%ea%b3%a0-%ec%86%94%eb%a1%9c%eb%aa%ac%ec%9d%98-%ea%bd%83/)
찬송가 중에서 “샤론의 꽃 예수”라는 찬양이 있습니다. 이 찬송가의 영향으로 “샤론의 꽃”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그리고 게다가 우리나라 국화인 무궁화의 영어 이름이 “샤론의 장미” Rose of Sharon이지요. 그러다보니 성경에 나오는 “샤론의 수선화” חבצלת השרון를 “샤론의 꽃” פרח השרון 이나 “샤론의 장미” ורד השרון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조금 더 나아가서는 우리나라의 “무궁화”가 아니냐는 이야기들도 종종하십니다. 남궁 억 선생님께서 장로님이시기 때문에 신앙적인 의도에서 무궁화를 열심히 심으셨다고 말씀하시는 목사님들도 꽤 많이 만나뵈었습니다. 분명히 짚고 넘어갈 것은 “샤론의 꽃”이나 “샤론의 장미”라는 표현은 성경에 나오지 않습니다. 성경에서는 “샤론의 수선화” חבצלת השרון라는 말이 아가서 2:1에 딱 한번 나옵니다. “나는 사론의 수선화요 골짜기의 백합화로다 (아 2:1)” 비록 우리말 성경에서는 “수선화”라고 번역하기는 하였지만, חבצלת השרון은 meadow saffron(한국말로는 뭐라고 번역해야 할지 모르겠네요.)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섬유유연제 중에서 “샤프란”이라고 부르는 것이 saffron을 지칭하는 것인데, 이 사프론 꽃의 일종입니다.
“샤론의 꽃”과 함께 쌍벽을 이루는 것이 “솔로몬의 백합”입니다. 이 또한 성경에는 등장하지 않는 말이지요. 대부분 “솔로몬의 백합”을 머리 속에 떠올리는 이유는 누가복음 12:27 때문입니다. 백합화를 생각하여 보라 실도 만들지 않고 짜지도 아니하느니라.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솔로몬의 모든 영광으로도 입은 것이 이 꽃 하나만큼 훌륭하지 못하였느니라 (눅 12:27). 성경을 잘 읽어보면, “솔로몬의 백합”이라는 말은 없고, 백합꽃을 솔로몬의 옷과 비교했을 뿐인데 그냥 그것이 우리의 머리에 “솔로몬의 백합”이라는 말로 굳어져 버린 거지요. 어찌되었든 누가복음에 나오는 “백합화”가 무엇인지 물어보시는 분들도 꽤 많습니다. 정확한 것은 모릅니다. 왜냐하면, 백합화라고 번역한 그리스어 크리논 κρίνον (코이네 그리스어)이 성경에 딱 두번 마 6:28; 눅 12:27에 나오는데, 다 똑같은 상황에서 사용되었습니다. 그 외에 다른 곳에서 많이 사용되었으면 이 꽃이 무슨 꽃이지 알겠는데 딱 두번 그것도 똑같은 상황에서 사용되었기 때문에 알 길이 없습니다.
더 복잡한 것은 구약성서 그리스어(LXX에서 사용된 고전 그리스어)에서도 κρίνον이라는 말이 사용되고 있는데, “꽃”을 가리키는 일반 명사로 사용되기도 하고, “백합화” שושן를 가리키는 말로도 사용될 뿐더러, “수선화” חבצלת를 가리키는 말로도 사용되었습니다. 어떤 책에서는 신약성서에 나오는 백합이 붉은 색의 “아네모네”라고도 소개하는데요, 이것은 달만(Dalman Orte)의 견해를 인용한 것입니다. 달만이 이런 주장을 하게된 이유는 솔로몬의 옷은 왕을 상징하는 자주색이었을 텐데, 이스라엘에서 자주색의 꽃이 피는 대표 종이 아네모네이기 때문입니다. 달만의 견해는 매우 의도적인 해석이고, 저는 오히려 일반명사 “꽃”을 의미한다는 것을 더 지지하는 편입니다. 솔로몬의 백합이라는 말은 이제 머리 속에서 지우고, 그냥 솔로몬의 옷과 꽃을 예수님께서 비교하셨다고만 이해하시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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