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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데브레 베르한 셀사시에 교회 (곤다르)

성지순례/인도,아프리카,호주 등

by baesungsoo 2007. 4. 1.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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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브레 베르한 셀사시에 교회, 에티오피아 곤다르


곤다르 지역 성벽으로 둘러싸인 정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니 정원 한가운데에 4각형의 데브레 베르한 셀라시에 교회가 서 있었다. 남자 수도자가 교회 관리자 겸 안내자로서 여행객들의 신발을 모두 벗게 한 뒤 교회 안으로 들어오게 했다. 교회 안에서는 절대 카메라 플래시를 사용해 사진을 찍으면 안 된다고 여러 차례 주의를 주었다.정면의 벽에는 예수가 십자가에 목 박혀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고, 다른 벽에는 에티오피아 성인과 순교자들이 그려져 있다. 천장화와 벽화는 모두 하일레 메스켈이라는 화가가 그렸다고 한다. 17세기에 이 교회를 처음 설립한 이야수1세 황제의 초상화도 그려져 있다. 황제 이름인 암하릭어 이야수(Iyasu)는 구약성서에 나오는 이스라엘 민족의 지도자인 조슈아(Joshua. 우리나라에서는 여호수아라고 부르기도 함)를 의미하는 데, 에피오피아 역대 왕이나 황제 이름 가운데는 구약성서나 신약성서에 나오는 인물들의 이름을 암하릭식으로 딴 경우가 많다. 칼렙(kaleb)왕은 역시 구약성서의 갈렙(Caleb)을 의미하고, 요하네스(Yohannes) 황제는 신약성서의 세레요한(John)을 의미하는 등 자신들의 뿌리를 기독교에서 찾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수(Jesus)는 암하릭어로 예수스(Yesus)라고 부르고, 메스켈(Meskel)은 십자가(cross)를 의미한다. 특히 벽에 그려진 지옥의 그림은 15세기 네덜란드 화가인 히에로니무스 보쉬의 악마적이고 풍자적인 묘사와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눈길을 끄는 또 다른 그림은 뒤쪽 천장의 맨 오른쪽에 그려져 있는 장면이다. 위치상으로 천장인데다 맨 오른쪽 귀퉁이 쪽에 치우쳐 있어 강한 햇빛이 들어오지 않는 경우에는 보일 듯 말듯 희미하게 비친다. 바로 이슬람교의 창시자인 예언자 마호메트(무하마드)의 그림이다. 마호메트가 머리에 뿔이 달린 악마가 끌고 가는 낙타를 타고 있는 모습이다. 낙타 위에 마호메트가 올라타 있고, 낙타의 목에 매달은 끈을 악마가 잡고서 앞에서 끌고 가는 것. 아마도 이슬람교는 마호메트가 악마의 유혹에 빠져 만든 이단종교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곤다르 지역은 지난 1880년대에 수단의 이슬람교 마흐디파 광신자들에게 약탈당했는데, 그 이후에 이슬람에 대한 적개심 때문에 이 그림이 그려진 것이 아닌가 추측해본다. 곤다르 지역에서는 이 교회가 마흐디파 광신자들에 의해 약탈당하기 직전 때마침 벌떼들이 날아와 가까스로 파괴되지 않았다는 전설이 있을 정도이다. 곤다르에 가면 꼭 가 볼만한 교회이다.

 

날개 달린 둥근 아이 천사 머리의 천장벽화


교회에 들어가자 인도인으로 보이는 남녀 7, 8명의 여행객들이 구경을 하고 있었다. 이 교회는 타나 호수의 케브란 가브리엘 수도원과 달리 여성들의 출입이 허용되고 있었다. 발을 들여놓자마자 교회 안은 천정과 4면의 벽이 모두 다양한 색상의 벽화들로 가득 찼다. 천장에는 미술책 등에서 본 적이 있는 바로 그 유명한 날개 달린 아기 천사 머리를 한 둥근 얼굴의 그림이 온통 도배를 하고 있었다. 천장에서 나를 내려다보는 듯했다. 나는 그 천사 머리 얼굴이 너무 귀엽고 재미있어서 그 숫자를 자세히 세워보았다. 모두 16줄이고, 한 줄에는 7개씩의 얼굴을 그렸는데, 앞쪽 줄 3번째까지는 세월이 오래 흐르다 보니 몇 개씩 그림이 지워지고 천장이 떨어져 나가 보이지 않았다. 머리를 쳐들고 천장의 벽화를 자세히 세다 보니 고개가 뻐근할 정도이다. 아기 천사들은 커다란 눈에 검은 머리의 둥근 얼굴을 하고 있고, 얼굴 뒤에는 해바라기 같은 날개를 그려 놓았는데 천장에 그려진 수십 개의 얼굴모양이 모두 다르다는 것. 웃는 모습과 당황한 모습, 시무룩한 모습 등 표정도 다양한 데 같은 표정 중에서도 어딘가 모르게 서로 조금씩 다른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이 신기했다. 동그란 얼굴에 큼직한 눈, 오뚝한 코는 바로 에티오피아 어린아이들의 전형적인 얼굴이다.

 

사진, 글 출처- http://www.ohmynews.com/articleview/article_view.asp?at_code=387876

                      2007.1. 오마이뉴스 김성호 기자 (내가 만난 아프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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